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 입니다. 독립운동가의 노력과 활동을 재조명하는 일이 적극 펼쳐지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부터 총 네 시간동안 대구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 떠나보겠습니다. 먼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진골목은 질퍽질퍽한 골목이 아니라 ‘긴’ 골목을 의미합니다. 본래 대구 부자들이 밀집해서 살았던 곳이기도 한데요. 이 골목에도 나라를 살리려고 애를 태웠던 선조들의 삶이 서려 있습니다. 일본이 차관을 도입해 우리나라를 예속시키려하자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1907년 2월 21일 나라 빚 갚기 국민 모금 운동인 ‘국채보상운동’ 시작됐습니다. 이틀 뒤, 진골목의 부인 일곱 명도 ‘남일동 패물 폐지 부인회’를 결성했는데요. 남자들은 금연을 통해 모은 돈을 국채 갚기에 보탠다고 하지만 여자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패물을 팔고 폐지를 모아 힘을 보태자고 결의했던 것입니다. 국채보상운동을 여성이 주체가 된 최초의 근대적 여성운동의 시초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국채보상운동의 여성참여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권 신장의 계기를 마련하고 일제 강점기 여성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골목에서 돌아 나오면 약전골목이 나오는데요. 한약방이 많은 거리인 약전골목 중간쯤 교남 YMCA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교남기독청년회관으로 쓰인 이곳은 한 때 철거 위기에 내몰렸으나 대구시민 모금운동으로 지난해 100년전 모습으로 복원돼 시민들에게 개방됐습니다. 교남 YMCA 건물은 등록문화재 570호로 지정되어 있는 근대 건축 문화유산이며 공식 이름은 ‘대구 구 교남 YMCA 회관’입니다. 교남 YMCA회관은 1914년 미 북장로교 대구선교지회가 청년 전도를 목적으로 건립해 1938년까지 대구 YMCA 전신인 교남 YMCA 본부로 사용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인 3.1만세운동 당시 주요 지도자들의 회합의 공간이었는데요. 물산장려 운동, 기독교 농촌 운동, 신간회 운동 등 기독교 민족 운동의 거점 공간으로 사용된 역사적 장소입니다. 이젠 진골목과 약전골목을 걸을 때면 우리민족의 독립운동의 열기를 느낄 수 있겠죠. 다음 시간 대구의 독립운동유적지는 어디일지 궁금하실 텐데요. 2편에서는 서상돈 고택과 이상정 고택을 둘러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