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근대역사관은 11월 30일부터 2018년 3월 4일까지 ‘근대건축, 선을 논하다’라는 제목의 특별전을 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회에서는 전국 도심 곳곳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물론 철거되어 사라진 옛 건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관련 유물 등 100점 정도를 선보인다.
 
○ 이번에 소개되는 사진 자료에 담긴 건물 대부분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때 지어진 것으로, 현재는 대부분 문화재로 지정, 보존되고 있는 만큼 한국 근대건축의 변천과정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이제는 사라져 볼 수 없는 대구와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옛 건축물 사진 30점과 오늘날의 모습을 담은 사진 50점을 선보인다. 또한 근현대 가옥의 창호와 벽돌 등 건축 부재와 공사도구로 활용된 공구는 물론, 근대기 이들 건물 등에서 사용되었던 1930∼1940년대 축음기, 냉장고 등과 같은 생활 용품 등 유물 20점도 소개된다.
   
○ 이번에 소개되는 옛 건물 사진은 대부분 근대역사관이 소장한 엽서유물에 찍혀있는 것들이다.
   계성학교나 선교사 주택과 같이 현존하는 것은 물론, 옛 대구역의 역사(驛舍, 1913년)와 조선은행 대구지점(1920년), 미나카이(三中井)백화점(1934년, 현 북성로 대우주차장 위치)과 같이 사라진 근대 건축물도 유물로 남아 있는 사진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계산성당(1902년), 대구경찰서(1908년), 대구우체국(1912년), 대구부립도서관(1924년) 등 옛 건축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이와 함께 계성학교 핸더슨관을 설계한 미국인 선교건축가 보리스(William M. Vories, 1880-1964)가 우리나라와 일본에 남긴 건축물들, 우리나라 보다 먼저 근대 건축이 전해진 일본의 근대건축물 중 교토에 남아 있는 것들의 사진 및 대량 복제의 시기였던 근대의 닮은 꼴 건축물 등도 살펴볼 수 있다.
 
○ 특히, 비록 6.25 전쟁 때 소실되었으나 인천에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주택이었던 구 세창양행 숙사(宿舍)의 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그 외에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종교 건축물인 서울 약현성당(1892년, 사적252호), 한국은행 본관(1912년, 사적 제280호)등 전국 각지의 근대건축물도 상당수 소개된다.
 
○ 건물 사진 외에도 근대 건축의 디자인을 재현한 조형물을 볼 수 있으며 근대 가옥에 사용 되었던 조명기구인 램프와 축음기, 전화기 등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근대역사관 주변의 굴착 현장에서 수습된 다양한 건축 자재와 1960년대 지어진 근현대 가옥이 재개발로 철거되는 과정에서 수습된 창호와 건축 부재, 꽃 문양이 새겨진 타일 등 실물 유물도 전시된다.
 
○ 우리나라의 근대는 19세기 후반 서구에서 시작된 제국주의, 특히 일본의 침략과 강점으로 인해 타율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시기 국내에 들어온 근대건축은 외국인을 위한 주거 및 상업용 건축이 있고, 선교목적의 서구권의 종교시설물, 교육 및 금융 의료기관 등을 꼽을 수 있다. 대구 근대건축의 등장은 인천 등 개항지에 비해서는 늦었으나 서구 종교의 선교활동과 함께 확산됐다. 이들 건축의 특징은 이전의 전통양식의 건축과 달리 벽돌 쌓기나 대리석 등을 바탕으로 높은 수직선이 강조되고, 철과 유리 등 새로운 재료가 사용되었다.
  
○ 대구문화예술회관 최현묵 관장은 “이번 전시는 근대기에 서구에서 건축이 어떻게 전래되어 우리나라에 퍼졌는지 사진과 유물 자료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비록 근대의 건축물들이 일제의 강점을 경험한 증거로서 부정적 인식이 컸지만, 이 또한 역사적인 현장이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구근대역사관(중구 경상감영길67)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자세한 정보는 대구근대역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